부제 :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역사 교과서를 보면 대개 위대한 정복자나 혁명적인 발명가들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이동민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아주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성취 뒤에는 항상 ‘기후’라는 거대한 배경값이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인류가 잘나서 문명을 세운 것이 아니라, 지구가 허락한 짧은 ‘기후의 황금기’에 운 좋게 탑승했다는 관점이다.
작가는 기원전 호모사피엔스 시절부터 근대까지 기후가 인류의 문명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 영향은 100%는 아니겠지만 문명 결정의 시간에 충분히 많은 영향을 줬으리라 본다.

그 근거는 2018년 IPCC 파리기후협약에서 발표한 과학적인 근거들, 특히 1.5도씨의 특별보고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으며, 지구역사의 5번의 대멸종 시기에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특정 수준에 도달했었다는 과학적 근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구라는 행성의 기후는 특별한 균형점을 가지고 살아 숨쉬고 있으면, 단지 인간의 문명은 그 기후에 알맞게 맞춰나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지구라는 행성의 기후는 호모사피엔스가 문명을 건설하는데 기본이 되었을 것이며, 시간을 긴 호흡으로 본다면 지금은 굉장히 짧은 시간임에 언젠가는 인류가 6번째 대멸종의 주인공이 될지 모른다는 IPCC 과학자들의 경고를 우리들은 충분히 자각해야 한다.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데이터들은 모두 빙하 코어를 분석(최근 80만 년)한 결과와 지질학적 프록시(식물 기공, 붕소 동위원소 등) 분석(5억 년)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수치이기 때문에 우리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 대멸종 사건 | 시기 (Ma, 백만 년 전) | 주요 이산화탄소( |
|---|---|---|
| 오르도비스기 | 약 444 Ma | 농도 급감: 극심한 지구 한랭화와 빙하기 도래로 인한 해수면 하강 |
| 데본기 | 약 360 Ma | 농도 급감: 육상 식물의 대번성으로 탄소 흡수 증가 및 해양 무산소화 |
| 페름기 | 약 252 Ma | 농도 폭증: 시베리아 트랩 화산 폭발(약 2,500ppm 도달), 지구 온난화 및 해양 산성화 |
| 트라이아스기 | 약 201 Ma | 농도 급상승: 중앙 대서양 화산대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증가 및 기온 상승 |
| 백악기 | 약 66 Ma | 복합 변화: 운석 충돌의 충격과 데칸 트랩 화산 활동으로 인한 급격한 환경 변화 |
작가는 지구 역사와 기후의 관계에 따른 문명의 시작과 끝에 관해서 시계열로 글을 이어간다. 인류 문명은 기후변화 덕분에 시작할 수 있었다고…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 남부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당시 지구는 빙하기였다. 지금 상식으로는 살기 힘든 시기였겠지만, 역설적으로 이 추위가 인류의 이동을 도왔다. 바닷물이 얼어붙어 해수면이 지금보다 90미터나 낮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바다인 곳들이 당시에는 육로로 연결되어 있었고, 인류는 이 길을 따라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인류는 신체적으로는 약했지만 두뇌를 쓰고 불을 다스리며 살아남았다. 특히 개를 길들여 사냥에 활용한 점은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그러다 약 1만 2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온난한 기후가 찾아오면서 지금의 해수면 높이가 만들어졌다. 추위가 물러가자 강이 흐르기 시작했고, 인류는 이동을 멈추고 정착을 선택했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농경과 가축 사육의 시작이다.
인류의 4대 문명은 모두 위도가 낮고 하천이 있는 곳에서 탄생했다. 따뜻한 날씨와 풍부한 물이 식량 생산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문명의 번영만큼이나 그 몰락 과정에도 기후가 깊숙이 개입했음을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물을 다스리는 지나친 관개농업으로 인해 토양에 소금기가 쌓이는 ‘염해’를 겪었다. 결국 식량 생산이 줄어들며 문명도 쇠퇴했다. 중앙아메리카의 마야 문명 역시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이 원인이 되어 무너졌음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아무리 찬란한 문화를 가졌어도 기후가 주는 물과 음식이 끊기면 인간의 사회는 순식간에 붕괴된다는 사실을 작가는 보여주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말’은 단순한 가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차와 기병의 등장은 전쟁의 규모를 바꿨다. 작가는 여기서 흥미로운 비교를 한다. 유라시아 대륙은 말을 길들여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반면, 아메리카 대륙은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리적 조건과 그에 따른 기후의 영향이 컸다.
중국의 2,000년 통일 왕조 역사도 기후와 떼놓고 볼 수 없다. 한나라가 건국될 무렵 중국 대륙은 매우 온난하고 습했다. 농사가 너무 잘 되니 세금이 걷히고, 그 돈으로 강력한 중앙 집권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대로 유럽이 흑사병으로 고통받던 1,300년대는 ‘소빙기’라 불릴 만큼 기온이 낮았다. 추위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전염병은 더 치명적으로 작용했고, 이것이 유럽 사회의 구조를 뒤흔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몽골 제국의 세계 제패 역시 칭기즈칸의 리더십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작가는 징기스칸의 몽골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으며, 몽골이 전세계를 재패할 수 있었던 이유도 기후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몽골 지역에 비가 없는 지역이였다가 기온이 내려가면서 비가 많아지는 기후가 되고 초원과 식량생산이 많아지면서 말, 가축 사람들이 많아지고 기마술에 능했던 민족은 결국 규모의 기마 군대를 만들 수 있었으며, 그 기세로 전세계를 호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미있는 얘기지만, 몽골 제국 형성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0.1ppm이 감소했다고 한다. 이는 몽골의 셰계 전쟁과 대제국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구, 농경, 산업 활동이 급감하면서 만들었다는 폰그라츠 교수(뮌헨 대학교)의 연구결과를 얘기 하고 있다.
이후 소빙기가 끝나는 무렵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이후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기후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이 내용은 IPCC가 발표한 내용과 괘를 같이하고 있으며, 과거 역사에서 보았듯이 자연상태가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버린 기후변화는 결코 되돌릴 수 없으며, 인간의 문명의 흥망성쇠를 만든 것처럼 지구가 반드시 기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혹독한 과정을 만들어낼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되돌리기 위해 분명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문제는 전세계 대도시는 해안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기후라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연약한 존재라는 점이다. 이동민 작가는 역사를 통해 기후가 어떻게 지도를 바꾸고 왕조를 세우고 무너뜨렸는지 증명하며, 지금 우리가 마주한 기후 위기를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기후를 단순히 ‘날씨’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류 생존의 마지노선으로 인식해야 한다. 과거의 인류는 기후 변화에 순응하거나 도망쳤지만, 지금의 우리는 스스로 만든 기후 위기에 맞서 변화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역시 지구의 긴 역사 속에서 스쳐 지나간 수많은 종 중 하나로, ‘여섯 번째 대멸종’의 기록으로 남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기후변화는 인류 생존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은 화석연료를 줄이는 방법보다 고도의 과학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택할것이다.
이는 거대 자본이 흐르는 주식시장의 메가 트랜드 혹은 기가 트랜드에 해당할것으로 보이며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 기술발전으로 거대 자본이 천천히 이동하지 않을까 한다.
역사가 증명했듯이 기후변화에 인류가 순응하면서 이주 혹은 멸종을 할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기술을 만들어 낼지는 지켜봐야 할것이다